감국과 산국의 구별법
반갑습니다. 식집사입니다.
지난봄에 산국인지 감국인지 모를 아이를 동네 보도블록 사이에서 만났습니다.
작년 가을에 주변에 노란꽃이 한두 송이 피어있는 것을 눈여겨봤기에 산에서 날아온 씨앗이 이곳에 자리를 잡고 생명을 움트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애쓰며 자라는 녀석인데 여름만 되면 아파트 조경팀의 예초기가 어김없이 잘라버리는 바람에 꽃을 볼 수가 없는 그런 비운의 식물이었습니다.
하필 자리를 잡아도 보도블록 사이에서 자라났는지 안타까워서 자리를 이동시켜줄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을에 소담하게 피어나는 꽃이라 제가 좋아하는 꽃중에 하나인데 이렇게 보낼 수가 없어서 일단은 가지를 삽목 해주기 위해 데리고 왔습니다.
빨간 포트하나에 심어둔 아이가 다행히 잘 살아주었습니다.
화분을 조금더 큰 곳으로 옮겨준후 웃자란 가지들을 잘라서 옆에 바로 삽목을 해주며 포기를 늘려주었습니다.
들국화라 불리는 야생화라 잘 살아줄거라 믿으며 가지들을 바로 옆에 바로 꽂아 물을 듬뿍 주며 살펴주었습니다. 중간에 보니 시들어버린 아이들도 보이지만 그중에도 살아남은 아이들이 보여 안심이 되었습니다.
뿌리가 잘 활착이 되었는지 너무 궁금했지만 시간이 약이라 생각하고 두고두고 기다려주고 가지가 웃자라면 가지치기를 하고 난 후에는 빈 화분에 다시 삽목을 하는 과정을 반복하였습니다.
국화도 두세번은 가지치기를 하면서 가을을 맞이하는 것을 알기에 이 아이도 길게 자란 가지를 여러 번 잘라주어 삽목 해주었습니다.
노란색 쿠키통에서 기특하게도 잘 살아주어 저의 마음도 뿌듯함이 가득한 나날들이었습니다. 일반 국화와는 다르게 삽목이 잘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일반국화 삽목은 그렇게 속을 썩이더니 산국삽목은 야생화라 마음 놓고 삽목을 했습니다.
그렇게 서너달이 지나고 삽목이들의 상태가 궁금하기도 하고 노지에서 뿌리 활착을 시켜주기 위해 이사를 결정했습니다.
위치는 화단의 제일 안쪽으로 자리를 잡아주고 키가 커질것을 예상하여 조금 여유로운 간격을 두고 심어주었습니다.
화분에서 꺼내보니 다행히도 뿌리가 하얗게 잘 나와서 얼마나 안심이 되었나 모른답니다.
삽목이 들을 꺼낼 때 제일 기분이 좋아서 보고 또 쳐다보며 미소를 날려준답니다.
일반 국화보다는 줄기가 얇고 가늘어서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야생화라는 본능을 믿고 심어주었습니다.
이 아이들이 가을을 어떻게 빛내줄지 너무 궁금한 마음과 기대감으로 심어주고 물도 듬뿍 주었습니다. 노지에서도 뿌리가 깊이 뻗어나가기를 바라봅니다.
감국과 산국 구별법
이 아이가 감국인지 산국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감국과 산국이 구분하기가 조금 헷갈리는데 산국은 송이가 작고 옹기종기 피어난답니다. 반면 감국은 산국에 비해 꽃송이가 조금 더 크고 꽃송이 줄기들이 갈래로 피어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 집에 자리 잡은 아이들도 추후에 꽃이 어떻게 피어나는지를 보면 확연히 알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삽목둥이들이 키가 점점 커지면서 기존의 국화 자리를 위협하기도 하며 폭풍성장을 하는 모습입니다.
앞쪽에서 키가 커다란 녀석들을 뒤쪽으로 옮겨심기를 해주며 자리를 이동시켜주었습니다. 삽목일 때는 모두 키가 작아서 같은 국화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산국이 앞줄에 심겨버렸답니다.
몇 주가 더 흘러 꽃봉오리가 맺히는 멋진 일이 생겼습니다.
드디어 이아이가 꽃을 보여줄 준비를 하며 가을을 맞이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침저녁으로 가을 바람이 쌀쌀하더니 드디어 꽃을 보여주는 산국입니다.
저희 집 아이는 감국처럼 보이는데 잎사귀를 보니 산국인 것 같아 보입니다. 잎사귀의 잎맥이 줄기와 이어져있지 않아 산국의 모양으로 보입니다.
산국과 감국의 차이가 너무 어렵지만 감국은 거의 바닷가 근처에서 자주 보이고 산국은 산책로나 언덕이 있는 산근처에서 더욱 자주 보이기에 더욱 산국일 확률이 높습니다.
저희 집 산국을 보고 있자니 어찌나 기특하고 예쁘던지 하염없이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답니다.
모든 개체들이 가득 피어나길 기다리며 풍성한 산국의 모습도 담아보고 싶습니다.
한낮에는 아직까지 기온이 높아서 조만간 가득 피어날것으로 보입니다.
노란 산국이 풍성해지는 그날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1년후 산국 성장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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