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사랑초 구조하기
반갑습니다. 식 집사입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지만 햇살이 따뜻한 주말입니다.
오늘은 그동안 화단 밖에서 돌보던 사랑초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때는 지난여름! 기록은 8월이 처음입니다.
아파트 단지를 거닐다 보면 누군가 꼭 화분을 뒤집어엎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보입니다.
이 녀석도 아파트 화단의 소나무 아래에서 뒤집힌 채 발견이 되었습니다.
엎어진 화분흙사이로 낯익은 뿌리를 발견하고서는 이곳에 심어주었습니다.
저도 사랑초를 오래 키우고 있는지라 뿌리만 봐도 이 녀석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나무 옆 비비추 화분에 공생하라고 심어주었습니다. 그 녀석이 이렇게 풍성하게 자라고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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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 주 후
아이들과 인라인 타며 놀다 보니 그 소나무 아래에 다시 작은 사랑초 잎이 보였습니다.
아마 그때남은 녀석이었나 봅니다.
부러진 옷걸이를 삽처럼 사용하며 조심스럽게 파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모습으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친구들 곁으로 가자!
사랑초 화분 옆에 다시 자리를 만들어주고 아이가 고이 심어줍니다.
그 사이 아파트 조경팀에서 예초기를 돌렸는지 사랑초 옆에 비비추가 모두 잘린 흔적이 보입니다. 무서운 예초기랍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사랑초는 건드리지 않아 주셔서 감사드리는 마음입니다.
부디 잘 자라길 바라며 안녕을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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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이 흐른 후.
아주 튼튼하게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햇볕이 잘 드는 곳이라 꽃들도 참하게 피어나고 있어 오가는 사람들에게 자기 좀 봐달라고 흔들흔들 춤을 추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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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몇 주가 흘러 가을이 코앞에 다가오고 나뭇잎들은 후드득 테이프를 떨어뜨리며 겨울준비를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막내 사랑초도 잘 크고 있어 보입니다. 많이 성장한 모습으로 추위를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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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오랜만에 나간 산책길에서 사랑초의 잎사귀는 이미 말라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일 왼쪽에 있던 사랑초는 누군가가 먼저 피신을 시킨듯해 보였어요. 땅이 파헤쳐있더라고요.
월동이 안 되는 녀석이라 서둘러 구근을 찾아주었습니다.
겨울엔 구근이 얼어버려서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대피시키고 다시 내년에 화단으로 옮겨줄 생각입니다.
어느새 이렇게 물주머니도 크게 키워두고 기특하게도 잘 지내주었습니다.
먼저 대피를 시켜주신 분은 잘 키우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저희 집 녀석들도 이렇게 클 것 같은데 분갈이를 안 해준지 너무 오래되어 그 속이 무척 궁금해졌다는 나중에 봄 되면 뿌리를 한번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아무튼 노지 사랑초라 그런지 아주 잘 자라 보였습니다.
아이들 표현을 빌리면 '인삼'같다고 합니다.
집에 돌아와 빈 화분에 고이 심어두었습니다. 내년 봄이 되면 이 녀석들을 제자리에 고이 심어둘 작정입니다!
이 아이의 성장과정도 올려드리도록 할게요!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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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화단은 주민분들이 오가면서 눈길이 많이 가는 곳입니다.
꽃이 피어있으면 더욱 마음들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화분을 그리고 꽃씨를 뿌리곤 한답니다.
겨울과 여름의 예초기가 제일 두렵지만 내년 봄엔 어떤 걸 심을까를 생각하며 빈 화단을 쳐다보고 돌아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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